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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집엔 고영희가 산다. 1

myinfo1691 2024. 11. 11. 11:53

2023년 7월 초, 김천시 율곡동에서 양금동으로 넘어가는 순환도로 중간(감천 나들목 부근)에서 만난 고영희.

아스팔트도 녹여버릴듯한 한 여름 더위에 도로 한중간 시멘트로 된 중앙분리대 옆에서 겁에 질려 꼼짝도 못하고 얼어 있는 것 같았다.

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치면 차에 치여 죽든 아님 한여름 더위에 열사병으로 죽든 얼마 안가서 이 세상을 하직 할 것 같아서 차마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.

결국 갓길에 차를 세우고 차가 안 오는 사이 뛰어 들어가 재빨리 구출했다.

두 눈은 눈병이 걸려 염증 때문에 거의 안보였고 심각한 영양실조에 한여름 더위에 도로 중간에서 얼마나 있었는지 탈수로 인한 탈진 상태였던 것 같다.

곁으로 다가가니 하악질은 하는데 도망칠 힘도 반항할 힘도 없어 보였다.

어떻게 왕복 4차선 도로 한 중간 중앙분리대 옆에 혼자 있었을까?

아마 어미가 다른 새끼들을 데리고 거소를 옮기는데 눈은 안 보이고 소리를 듣고 어미를 따라 중앙분리대까진 왔는데 거기서 어미는 중앙분리대를 점프로 뛰어 넘어 갔으나 이 녀석은 어리고 힘도 없는 상태에서 눈까지 안 보이니 중앙분리대를 넘지도 못하고 결국 어미를 잃어 버리고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 아닐까 추정할 뿐이다.

아무튼 정확한 사연은 모르겠지만 어미도 잃어버리고 홀로 고아가 되어버린 우리 고영희!

어쨌든 도로 한 중간이니 머뭇거릴 여유도 없고 서둘러 녀석의 목덜미 잡아 채서 차 뒷자리에 싣고 집으로 와서 물과 사료를 주니 그래도 죽을 생각은 없는지 잘 먹었다.

처음엔 일단 살려서 유기 동물 보호소에 데려다 줄 생각이었는데 장애도 있고 상태가 워낙 안 좋아서 이런 상태로는 입양이 힘들테고 그럼 또 안락사 대상이 될 것 같아서 가족 회의를 열어 우리 집에서 이 녀석을 돌보기로 했다(계속).